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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 줄어드는데… '테마파크'에 눈독들이는 유통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지난 21일 경기 화성시 화성테마파크 사업부지에서 열린 화성테마파크 비전 선포식에서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사진=임한별 기자

유통업계가 테마파크 사업에 시동을 걸고 있다. 신세계와 롯데, CJ가 각각 테마파크에 출사표를 던졌다. 테마파크를 쇼핑몰과 연계하는 등 부가가치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대기업 ‘테마파크’에 꽂히다

“모든 사업 역량을 쏟아 세상에 없던 테마파크를 만들겠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지난 21일 화성 국제테마파크 사업 현장에서 열린 비전 선포식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이어 “단순하게 국내시장에만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아시아 랜드마크를 만들어 세상에 없던 테마파크를 조성해 국가관광사업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화성 국제테마파크는 정부가 지난 7월 발표한 3단계 기업투자 프로젝트의 대표 과제다. 앞서 경기도는 2007년 세계적인 테마파크인 유니버설스튜디오의 한국판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2012년과 2017년 두 차례에 걸쳐 사업이 무산됐다. 하지만 지난 2월 신세계프라퍼티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10여년간 표류해오던 사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송산그린시티 내 약 418만㎡(127만평) 부지에 총 사업비 4조5693억원을 투입, 테마파크와 호텔, 쇼핑몰, 골프장을 조성하고 전 연령대를 아우르는 글로벌 복합테마파크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용지 규모가 잠실 롯데월드의 32배 수준이다.

테마파크는 ▲최신 IT기술이 접목된 놀이기구 중심의 ‘어드벤처월드’ ▲사계절 휴양 워터파크 ‘퍼시픽 오딧세이’ ▲화성 공룡알 화석지와 연계한 공룡테마 ‘쥬라지월드’ ▲장난감과 캐릭터로 꾸민 키즈 파크 ‘브릭&토이킹덤’ 등 네가지 콘셉트로 구성된다.

사업은 2021년에 공사 착공해 2026년 테마파크인 어드벤처월드와 퍼시픽오딧세이, 스타필드, 호텔, 골프장 등을 1차 개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후 2031년 쥬라지월드와 토이킹덤, 아울렛, 럭셔리 호텔 등을 포함해 완전개장이 목표다.

롯데그룹도 테마파크인 롯데월드 어드벤처 사업을 확장한다. 롯데는 2021년 부산 기장군 오시리아관광단지에 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을 연다. 잠실 롯데월드의 3배 수준인 50만㎡ 부지에 500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할 전망이다. 놀이기구를 즐기는 테마파크뿐 아니라 쇼핑몰, 식음료 매장, 스포츠 공원, 호텔 등 부대시설도 함께 마련된다.

CJ그룹은 약 2조원을 투자해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한류월드 부지에 테마파크 ‘라이브시티’를 짓는다. 2만석 규모의 공연장을 포함한 K팝 기반의 테마파크로 2024년 개장이 목표다.

정부도 대기업의 테마파크 건설 사업을 지지하는 모양새다. 경제적 파급효과 덕분이다. 신세계그룹이 화성 테마파크를 조성할 경우 약 1만5000명의 직접 고용과 11만명의 고용유발 효과 및 70조원의 경제효과가 예상된다. 부산 롯데월드에서도 2200명이 일자리 창출이 기대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21일 화성 테마파크 비전 선포식에서 “테마파크와 같은 관광산업을 포함한 서비스 산업이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추가적인 부가가치와 고용을 창출할 수 있는 보물창고라고 생각한다”며 정용진 부회장을 향해 박수를 보냈다.

화성테마파크 조감도. /사진=신세계그룹

◆테마파크 전망은

유통 대기업들이 테마파크 사업에 출사표를 던지는 이유는 오프라인 매장의 위기 때문이다. 이미 백화점, 대형마트 등 기존 유통모델들은 체험형 시설을 도입해 고객들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끌어 모으고 있다.

테마파크는 여기서 한단계 나아간 조치다. 스타필드 등 체험형 쇼핑몰로 자신감을 얻은 신세계가 아예 놀이를 중심으로 사업을 일으키겠다는 전략을 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뿐만 아니라 레저, 관광까지 접목해 사업을 키울 수 있다. 평소 정용진 부회장이 “유통업체의 경쟁 대상은 야구장과 테마파크”라고 강조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CJ도 자회사 CJ E&M이 가진 콘텐츠와 연계해 시너지를 발휘할 전망이다. 이미 유니버셜스튜디오, 디즈니랜드 등은 전세계에 걸쳐 있는 테마파크를 통해 자사 콘텐츠를 활용한 사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예컨대 유니버셜스튜디오는 영화 <해리포터>를 바탕으로 한 테마관을 조성해 콘텐츠의 인기를 지속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기업들의 테마파크 출사표에 물음표를 던진다. 테마파크의 사업에 상당한 비용이 드는 데다 투자비용을 회수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려서다.

국내 1~2위 테마파크인 에버랜드와 롯데월드의 수익성도 그리 높지 않은 상황이다. 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에버랜드 연간 방문객수는 839만명에서 774만명, 614만명으로 감소세다. 같은 기간 롯데월드도 791만명, 648만명, 572만명으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특히 국내는 출산율이 떨어지면서 테마파크의 주 이용객이 줄어드는 상황. 새로 문을 여는 테마파크가 해외 관광객을 유치하지 못할 경우 기존 테마파크와 경쟁하며 ‘제살 깎아먹기’를 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방문객수가 준다고 해서 수익성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며 우려에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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