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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전창업온라인 매니저
박성동의 창경 #15. 상장해야 하나요?


- 자격이 안 돼서 못하는 거지, 할 수 있다면 당연히 해야 한다.


- 그것도 가능한 한 빨리 하는 게 좋다.


어떤 CEO는 ‘우리 회사는 상장할 계획이 없어요. 귀찮게 그런걸 뭐 하려 해요? 수익만 많이 생기면 되지’라고 자랑스럽게 얘기한다. 분명히 얘기할 수 있다. “그거 잘못된 생각입니다.”


사실 나도 창업 이후 5년간은 그런 생각이었다. ‘60명쯤 되는 조직 (그래서 회사 첫 건물의 주차마킹이 60개였다), 100억 매출, 순익은 50억만 회사 내에 유보하고 나머지는 뿜빠이 하자’. 이게 당시 생각이었다.


상장할 수 있으면 상장해야 한다. 못하면서 안 한다고 하는 거는 부정직한 거다. 다시 한번 말한다. 스타트업의 입장에서 상장은 할 수 있으면 무조건 해야 한다. 그것도 가급적 빨리 해야 한다.


회사의 CEO는 간혹 본인과 회사를 하나의 개체로 혼돈하는 경우가 많다. CEO가 회사를 대표하는 것도 맞고, 대부분의 경우 CEO가 회사의 주인인 것도 맞고, CEO가 회사의 주요한 결정을 내리는 것도 맞는 말이다. 하지만 회사는 CEO를 위해 존재하는 개체가 아니며 회사의 구성원들과 함께 존재하여야 한다.


입장 바꿔 생각해 보자. 이십 대 후반의 나이로 학교를 졸업하고 중소기업을 다니고 있는 대리급 직원의 입장에서는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가 앞으로 10년 뒤에 어떤 모습으로 변화되기를 바랄까? 바로 이런 미래상을 회사의 CEO는 만들어 주어야 한다. 구직자들이 선호하는 회사가 되어야 우수한 인력이 꾸준히 회사로 유입되고, 그로 인해 회사는 혁신역량을 유지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이 성립된다.


그들이 장가를 갈 무렵이 되어 배우자의 부모를 찾아 뵈었을 때, 최소한 이런 회사에 다닌다는 걸 거리낌없이 얘기할 수 있는 수준은 되어야 한다. 물론 ‘상장회사면 충분하냐?’라는 질문에는 100% 정답이라 할 수 없다. 하지만 자식의 배우자를 결정할 때 사회적 통념상 ‘괜찮은 회사’의 기준에 부합하고 싶은 것이 부모의 심정이 아니겠는가?


업의 속성에 따라 스텔스형 회사도 충분히 존립이 가능할 수 있다. 하지만 정부나 공공기관을 상대하든, 대기업의 협력업체가 되든, 글로벌한 회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고객이 우리회사를 언제 망할지 모르는 ‘위험한’ 회사로 생각할 수 있는 가능성을 미리 차단해 둘 필요가 있다. 가장 쉬운 방법이 상장하는 것이다.


우리 회사에서는 일년에 딱 두 차례 전 직원이 모여서 회의를 한다. 오래 전 한 젊은 친구가 했던 건의사항이 아직도 귀에 선하다. “대표님, 우리 회사를 외부 사람들이 잘 알 수 있는 회사로 만들어 주실 수 없나요? 얼마 전 여자친구 부모님께 인사 드리러 갔는데 어떤 회사를 다니냐고 물어보셔서 ‘쎄트렉아이 다닙니다’라고 말씀을 드렸더니 ‘씨드렉아이? 거기가 뭐 하는 회산데?’라고 하시더군요. 최근에 여자친구랑 헤어졌습니다.” 회사 때문에 좋아하는 여자친구를 잃게 만들지 말아야 하는 것도 CEO가 할 일인지는 굳이 답하지 않겠다.


물론 상장이 유일한 답은 아니다. 더욱이 내가 원하는 연구원들의 기술기반 창업은 본인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영역까지 회사를 일군 다음 회사를 좀 더 발전시킬 수 있는 더 큰 기업에 매각하고 다시 연구원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연구원 창업 휴직은 이런 것들을 위한 제도라고 본다. 3년간의 창업휴직에 추가로 3년을 연장할 수 있는 기회를 활용한다면 충분히 괜찮은 회사를 만들어 본인의 아이디어와 기술을 기반으로 시장에서 먹히는 사업모델을 확인할 수 있는 충분한 기간이 될 수 있다. 연구원으로 다시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은, 다시 연구원으로 돌아와 정부연구개발사업을 할 때, 처음 연구원 시절에 비해 보다 더 시장에서 필요한 기술을 개발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연구실 내에서만 존재하는, 논문으로만 발표되는, 언제 사업화될 수 있을지 모르는 특허를 등록하는 데서 한발 더 나가 국민의 세금으로 이뤄지는 연구개발 결과가 국가경제에 기여하고 궁극적으로 국민들에게 그 혜택이 돌아갔으면 좋겠다.


창업국가로 대표되는 이스라엘은 많은 스타트업이 나스닥에 상장된 직후 회사를 매각하고 또 다른 회사로 출발하는 경우가 많다. 그들은 수성보다 창업이라는 본인들의 장점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 박성동 의장은 


국내 유일의 인공위성시스템인 쎄트렉아이의 창업자로 KAIST 통합 전 학부과정이었던 한국과학기술대학 86학번 출신이다.
쎄트렉아이는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위성 우리별 1호 위성 개발팀인 KAIST 연구진들이 모여 2000년 1월 창업했고 2008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현재 위성영상을 판매하는 SIIS, 방사선감시기를 개발하는 SID, 위성영상에 딥러닝 기술을 접목하는 SIA라는 3개의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박 의장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창업경험담을 본인의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그동안 끄적그려 놓았던 것이지만, 누군가에게 도움이 조금이나마 될 수 있다면 그 나름 의미가 있을 거라는 생각에 오랫동안 주저하다 적는 글"이라며 "각각의 주제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각자의 의견과 경험을 덧붙혀 주시면 새로 창업을 계획하는 분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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