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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코팩 창업리뷰] 창업하고 싶다고요? 설마 바로 사직서 내는 건 아니죠?… ①

 


살다보면 문득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어질 때가 생깁니다. 감명 깊은 음악에 취해 노래를 배우거나 예능 프로그램에서 소개한 명소에 반해 여행계획을 세우신 적, 다들 한 번쯤 있으실 텐데요. 아직 접해보지 못한, 미지의 세계에 대한 막연한 기대 때문일까요?


저 또한 그랬습니다. 10여 년간 회사를 다니면서 그런 적이 없었는데, 어느 날 문득 ‘나만의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창업에 뛰어든 지도 올해로 벌써 5년째. 지금은 열일곱 남짓 동료사원들을 대표하는 기업의 수장이 되어, 인생 2막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돌이켜보니 이 자리에 오기까지 참 많은 일들이 있었던 것 같네요.^^


오늘은 저와 같은 생각으로 창업을 준비 중이거나 이제 막 스타트업 대표님이 되신 분들에게 미약하게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그간 창업을 준비하면서 겪은 일들을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부디 재미있게 봐주시고요. 그럼 창업 썰 풀이, 시작합니다.


by 오근영 ㈜피코팩 대표


㈜피코팩 오근영 대표


 


1. 일단 망하지 않고 생존하려면 ‘사업 아이템’이 중요


다들 아시겠지만 창업은 단순히 ‘하고 싶다’는 의지만 갖고서는 시작할 수 없습니다. 법인을 세우려면 등록서류 주소란에 기재할 만한 사무실이 있어야 하고, 제품 제작에 필요한 장비를 구입하려면 자금도 필요하죠.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할 게 있는데요. 그것은 다름 아닌 사업 아이템.


저처럼 창업한 지 몇 년 되지 않은, 소위 스타트업 대표님들은 아마 성공을 논하기에 앞서 ‘일단 망하지 않고 생존하는 것’에 목표를 두고 계실겁니다. 이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건 다들 겪어 보셔서 아실텐데요.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수요자들의 이목을 끌만한 ‘사업 아이템’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런 아이템에 대한 고민은 당연히 창업 전에 미리 이뤄져야 하죠.


저 역시 창업을 결심한 뒤, 사업 아이템을 찾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을 쏟곤 했었는데요. 우연일까요 아니면 필연일까요. 2015년 저는 그간 몸담고 있던 반도체 패키징 분야에서 지금의 사업 모델을 찾게 됩니다. 이름하여 ‘맞춤형 반도체 패키징’이라 부르는 것입니다. 


반도체 제조과정


 


2. 시장의 빈틈을 파고 들어라 


반도체 패키징이란 티끌만큼 작은 반도체 센서 표면에 보호장치를 씌우는 기술 혹은 산업분야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쉽게 반도체에 ‘방탄복’을 입히는 일이라 보시면 되는데요. 반도체는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산업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정작 반도체 패키징은 생각만큼 그리 어렵고 복잡하지 않습니다. 업계 종사자들 사이에서 반도체 패키징은 소위 ‘장비빨이다’라 불릴 정도니까요.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누군가 “우리 이런 패키징 할 수 있어요”라고 말하면 업계에선 “우리 이런 패키징 할 수 있는 장비 있어요”란 말과 똑같은 의미로 통용된다는 뜻입니다. 달리 말해 장비가 많은 기업일수록 더 많은 반도체 센서를 패키징할 수 있다는 것이죠.


간혹 제 말을 듣고, ‘그럼 장비를 다 보유하면 되지 않냐’고 묻는 분들이 계실 겁니다. 안타깝게도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닌데요. 장비 하나를 들이는 대만 어마어마한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이렇다보니 업체에선 시장 수요가 많은 인기 반도체 센서(5mm, 8mm, 12mm 사이즈) 패키징 장비만 다루게 되는 게 현실이죠. 반대로 크기가 큰 비주류 반도체 센서 패키징은 단가가 점점 높아질 수밖에 없고요.


저는 이런 시장의 빈틈을 파고 들었습니다. “수요자가 원하는 반도체 센서를 패키징 하는 장비를 직접 만든다면?”, “그렇게 만든 장비로 맞춤형 패키징 서비스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한다면?” 문득 충분히 해 볼 만하겠단 생각이 들더군요. 오랫동안 엔니지어로 일했던 터라, 장비를 만지는 데는 자신이 있었습니다. 지금 이 자리에서 이렇게 이야기를 늘어 넣고 있는 걸 보니, 그 때 제 생각이 옳았다는 게 증명된 것 같아 한편으로는 기쁘네요.


 


3. 창업을 마음먹었지만 곧장 회사를 그만두진 않았다 


앞서 10년간 반도체 패키징 분야에서 일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고민 끝에 창업을 마음먹었지만 저는 곧장 회사를 그만두진 않았습니다. 제 사업 아이템이 시장에서 먹힐거라는 확신도 없었고, 세 아이를 둔 가장으로써 계획 없이 무작정 창업에 뛰어드는 건 너무나 위험한 일이었죠. 이런 이유로 한 동안 낮에는 회사 업무를, 퇴근 후에는 사업 아이템 수요자를 찾아다니는 일을 반복하며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제 절실함이 하늘에 닿았던 걸까요. 수소문 끝에 연락한 2개 기업에서 함께 사업을 해보고 싶다며 관심을 가져 주셨습니다. 그 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너무 기쁜 것 같아요. 그 길로 기업 담당자들과 만나 협상하며 사업 모델을 구체화시켜 갔죠.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제 생각보다 사업이 일사천리로 흘러가는 거에요! 


어느 정도였냐면 회사를 다니는 중에 기업들과 계약을 맺어야 하는 상황까지 이르게 됐죠. 기분이 좋으면서도 한편으론 더 이상 사업을 미루면 안 되겠단 생각이 들더군요. 이제는 진짜 독립해도 되겠다는 확신도 있었고요. 고심 끝에 저는 사직서를 제출하고 저만의 길을 걷기로 마음먹었죠. 그제서야 ‘이제 진짜 시작이구나’ 하고 실감이 났던 것 같아요.



 


4. 정부 창업지원사업에 계속 선정될 수 있었던 이유? 


초기 창업가라면 제가 회사를 나오고 나서 가장 먼저 무엇을 했을 지 궁금하실텐데요. 저는 퇴사를 하면서 번 시간을 사업장 마련에 할애했었습니다. 운이 좋게도 그 무렵, 저는 대전경제통상진흥원에서 제공하는 창업보육실에 자리가 났다는 소문을 접했는데요. 반심반의하며 곧장 사업계획서를 들고 찾아가 제출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입주연락을 받았죠. 17평 남짓 작은 공간이었지만 그땐 그 곳이 어찌 그리 넓어보였나 모르겠습니다.


이후에도 제 창업 운은 계속되었는데요. 곧이어 진흥원에서 모집한 ‘맞춤형청년창업생태계조성사업’에도 연이어 선정되며, 7천 만 원 상당의 창업지원금을 지원받는 쾌거를 이루게 됩니다. 창업 초 필요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닌데, 지원금 덕에 필요한 장비를 쉽게 구매할 수 있었죠.


지금에 와서 하는 이야기지만 당시 저는 하루 한 번 사업계획서를 들여다보며 작은 부분이라도 최신화하는 습관이 있었는데요. 그런 노력이 입주경쟁에서 빛을 바라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급하게 작성한 사업계획서보다 제 사업계획서가 심사하는 입장에서도 보기 더 좋지 않았을까요? 사업계획서는 여타 정부지원사업 신청 시 요긴하게 쓰이니 시간이 날 때마다 데이터를 업데이트 걸 추천 드립니다.


 


▶㈜피코팩은 어떤 회사?


- 설립일 : 2016년 2월


- 대표이사 : 오근영


- 사업분야 : 제조업(반도체 패키징, 치과용 의료기기)


- 주력제품 : 구강센서, X-RAY 디텍터, CNT 튜브


- 주요이력 : 2018, 2019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 수상, 2020 BIG3 분야 중소벤처기업 혁신성장 지원 시스템반도체 분야 선정


- 홈페이지 : http://www.picopack.co.kr/kor/main/


 


*위 내용은 ㈜피코팩 오근영 대표님과 인터뷰한 내용을 바탕으로, 대표님 시점에서 재구성해 작성되었습니다.


*(주)피코백 오근영 대표님의 창업리뷰는 2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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