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st0{fill:#EC483B;}
프로필이미지
  • 대전창업온라인 매니저
박성동의 창경 #6/14. 지분구성은 신중해야 한다


- 지분구성은 책임의 무게에 따라야 한다.


- 감사함을 지분으로 표시하지 마라.


‘3명의 친구가 창업을 하면 어떻게 지분을 나누어야 할까?’ 교과서에도 나오지 않고 창업교육 때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는다. 아마 강사도 몰라서 그럴 거다. 아니, 정답이 없는 문제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 3명이서 창업하면서 1/3씩 지분을 나누는 것은 정말 바보 같은 선택이다. 지금 그런 회사가 있으면 당장 날 찾아와라.


창업기업의 CEO는 50% 이상의 과점지분을 가지는 게 좋다. 60~70%쯤이면 금상첨화다. 그렇다고 CEO가 90%를 가지는 것은 1인 기업이 아닌 이상 보기 좋지 않다. 반대로 말하면 CEO를 제외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도합 10%만큼의 책임만을 진다는 것인데..


지분구성과 관련하여 창업시점에 CEO가 과점지분을 갖도록 하는 것 외에 고려해야 할 점은 현 창업팀 내의 핵심인력뿐만 아니라 이후에 합류할 우수인력에 대한 것이다.


창업시점에 3명의 친구가 60%(CEO), 20%(친구1), 20%(친구2)의 비율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설사 초기단계에서 투자유치를 했다 하더라도 세 사람은 최소생계유지 이상의 급여수준을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 이 상황에서 새로운 멤버를 합류시킨다면 시장가치로 급여를 줄 수 있을까? 새로운 멤버의 능력과 회사에서의 역할이나 책임의 수준에 따라 대우가 달라지겠지만 두 명의 친구들과 같은 수준이라면 고민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 이럴 때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1) 대기업 수준 이상의 급여를 준다, (2) 두 명의 친구들과 같은 수준의 급여를 주되 동일한 비율의 주식을 준다, (3) 중간 수준의 급여를 주되, 10% 정도의 주식을 주거나 스톡옵션을 배정한다, 정도가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스톡옵션이 아니라 기존 주식을 준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두 친구는 CEO가 갖고 있는 ‘많은’ 주식의 일부를 나눠줘야 한다고 생각하고, CEO는 기존의 세 사람이 함께 같은 비율로 주식을 나눠줘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사실 이런 이유로 창업팀이 깨지는 경우가 많다는 건 불편한 현실이다.


정답은 없지만 창업선언문의 일부로 이런 내용이 들어가는 게 좋다. 창업멤버 수준의 우수인력을 데려올 때 합의에 의해 데려올 것인지, 이들에 대한 대우는 어떻게 하고 구주 또는 스톡옵션을 어떻게 나눠줄 것인지, CFO나 CMO처럼 창업멤버들이 할 수 없는 역할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우할 것인지 미리 합의해 두는 게 창업팀이 오래 유지될 수 있다. 사람은 지나고 보면 별것도 아닌 사소한 것 때문에 마음 상하는 법이다.


나의 경우에는 회사 창업 당시, 명예교수셨던 은사님 한 분이 최대지분을 가지셨고 창업팀을 포함하여 함께 연구소에 있던 사람들이 동일하게 5백만원씩을 투자하였다. 정말 무지한 사람들이었다. 아니 무책임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벤처붐이 한창이던 2000년, 우리별 위성을 만들던 팀이 창업을 했다는 소문이 나면서 벤처캐피털이나 엔젤투자자들이 투자의향을 전해 오면서 회사의 독특한? 지분구성이 문제가 됨을 지적하면서 2005년 1월에 처음이자 마지막 투자유치를 할 때까지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 당시 비협조적인 한 명의 교수는 엄청난 돈을 벌었다. 심지어 투자했다는 사실도 잊어 버리고 있었던 직원도 있었다. 당시 무임승차한 주주들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을 잊어 버리는데 적지 않은 마음의 상처가 있었다.


아니다 싶을 때 일찍 회사를 접고 새로 시작했어야 하는데, 이미 다년 사업이 진행되고 있던 상황이라 기존 회사를 접고 새로운 회사를 만들기도 곤란한 상황이었다. 그것도 지금 생각해 보면 핑계지만.


창업한 후배들 중에 한 친구가 나에게 주식을 주겠다고 들고 온 적이 있었다. 그들의 창업과정에 내가 큰 도움을 줬다는 이유였다. 나는 혼을 내서 돌려 보냈다. 사업이 성공하면 그 때 사례하라고 했다. 람보르기니 한 대 사준다면 더할 나위 없겠고.


*** 창업팀 간의 지분구성에 대해서는 정말 케바케라고 할 수 밖에 없을 겁니다. 어디가서 속시원하게 물어볼 데를 찾기도 힘들지요. 회사가 힘들 때는 전혀 이슈가 되지 않지만 회사가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 그리고 외부 투자를 받기 시작하면서 가장 큰 고민거리가 지분구성입니다.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외부 투자유치 이전에 지분구성은 제대로 정리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다음 주제는 창업선언문에 관한 것입니다.


 


* 박성동 의장은 


국내 유일의 인공위성시스템인 쎄트렉아이의 창업자로 KAIST 통합 전 학부과정이었던 한국과학기술대학 86학번 출신이다.쎄트렉아이는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위성 우리별 1호 위성 개발팀인 KAIST 연구진들이 모여 2000년 1월 창업했고 2008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현재 위성영상을 판매하는 SIIS, 방사선감시기를 개발하는 SID, 위성영상에 딥러닝 기술을 접목하는 SIA라는 3개의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박 의장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창업경험담을 본인의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그동안 끄적그려 놓았던 것이지만, 누군가에게 도움이 조금이나마 될 수 있다면 그 나름 의미가 있을 거라는 생각에 오랫동안 주저하다 적는 글"이라며 "각각의 주제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각자의 의견과 경험을 덧붙혀 주시면 새로 창업을 계획하는 분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부탁했다.

#창업#창업경험#세트렉아이#박성동#지분
목록으로
위로가기TOP